성질 급한 한국인답게 두괄식으로 말하자면 대통령 특별사면은 없어져야 한다. 삼권분립의 취지인 권력의 균형과 견제에도 어긋나고 민주주의의 근간인 만인 평등에도 불합치한다. 왕조시대도 아닌데 임금의 은혜는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럽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30일 단행된 대통령 신년 특별사면에 ‘사면농단’이란 말도 생겼다. 이 무슨 구시대적 퇴보인가? 그런데 또 작금의 내로남불 대유행 시대를 살아가면서 드는 생각 하나, 이 현상이 우리나라 한정판이 아니라 글로벌하다는 것. 20세기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는 인간성과 동물성을 구분했는데, 이때의 동물성이 인간성보다 훨씬 더 순수하고 원초적이며,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기계성에 가깝다. 미래 현실을 다루는 영화 중 복제인간이 진짜 인간보다 더 따뜻하고, 지능형 로봇이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