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울은 아름답고 안전하다. 영혼 22호의 등장에서, 아 결말은 정해졌구나, 영화의 메시지가 직관적으로 예측 가능해도, 영상이 한없이 귀엽고 엄청 사랑스러워서 시각적 포만감과 청각적 설렘만으로 참 좋았다고 말할 이유가 차고도 넘친다. 움직이는 동그라미에 정신줄 놓는 나 같은 사람은 특히나 탄생 대기 중인 영혼들이 우르르 까르르 몰려다니는 화면에서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다. 넘나 귀엽... 그러나 이 영화의 주제인 일상의 소중함, 매 순간의 기쁨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래서 이런 주제가 오히려 더 판타지가 아닌지, 그런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서 가슴이 묘하게 아려온다. 나는 대체 언제부터 일상의 기쁨을 포기해 왔을까.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에는 큰 행복을 바랄 수 없는, 계층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