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4

종교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오늘날 21세기 한국에서 종교란 무엇일까. 코로나19로 수세에 몰려 눈치만 보던 종교계가 요동치는 대선판에서 반짝 주목받기도 했고, 때아닌 종교전쟁을 불러와 가뜩이나 비호감 대선을 더욱 비호감스럽게 배가시키기도 했다. 한껏 순화해서 비호감 대선이지 본질은 혐오 대선이고 증오 대선 아닌가. 그 말은 곧 내가 지지하지 않는 반대편 후보가 당선되면 심적으로 승복하기 어렵다는 건데, 거기에 혐오와 증오의 숟가락을 얻는 종교계, 대단하단 말밖에 안 나온다. 할렐루야! 문화재 관람료 비판이 계기가 된 조계종 스님들의 승려대회, 신천지·무속정치를 규탄한다는 그리스도인들의 성명 발표,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열리는 시국기도회 등 2022 대선에서 각종 종교단체는 소속집단명으로 또는 개인명으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유감..

종교와 인간 2022.03.27

부활절, 바이러스와 숙주의 관계

부활절이 조용히 지나갔다. 올해처럼 숨죽인 부활절이 있었을까, 코로나19가 없었어도 비기독교인들에게 부활절은 있는지도 모르는 날이지만, 성탄절과 석탄일같이 노는 날이 아니므로 비종교인들에게 부활절은 아무 날도 아닌 일상의 어느 날일 뿐이지만, 그러나 기독교인에게 부활절은 아무 날도 아닌 게 아니다. 부활절 없이는 기독교도 없는 거니까 유난한 날이고 특별한 날이고 없어서는 안 될 날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카톡 문자로 “부활절을 축하합니다” 메시지가 날아올 때마다 드는 생각, 부활절이 축하할 날인가? 대체 뭘? 누굴? 세상에 해로운 종교가 넘쳐나고 바이러스처럼 기생하는 종교인들이 넘쳐나지만, 그래도 차마 사람들이 죽어가는 전염병을 가리켜 신의 은총이라고 말할 만큼의 배짱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각자 자..

종교와 인간 2020.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