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쟁이 K교수

한국 체험기 (10)

아난존 2018. 1. 15. 07:15




오늘도 K교수는 한국 사회가 이상하다.

비트코인 가상화폐 된통 뉴스를 치덕치덕 도배해도 저게 나랑 무슨 상관 지나가는 바람이려니, 도박열풍 먼 나라 얘기라 까마득해 이만 총총, 근데 이게 웬일이냐, 내가 가장 믿었던 후배 1년도 안 돼 순수익 10억을 현금으로 챙겼다더라, 이 소식 왜 들어서 머릿속이 엉망진창 비트코인에 혈관 막혀 사고가 빅뱅 상태, 어머나, 찰나의 순간 자아가 우주의 미립자 되어 술렁술렁 떠돌아다닌다.

 

철학 깊은 신학자도 인생역전의 도박판 주인공으로 변신시키는 절대지존의 천민자본주의 앞에 하염없이 초라해지는 이 마음 남루하다. 나도 그 정보 알았다면 일확천금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하늘에서 찬란한 돈이 무장무장 쏟아진다면 누군들 그 앞에서 금강불괴 유지할까, 어려운 형편 힘든 살림 이제 그만 굿바이하고 룰루랄라 화창한 미래로 레드 카펫 깔렸다는데, 화들짝 기뻐해 주지 못하는 마음 심히 괴롭고 무참하다. 나는 무얼 바라 그 후배 어렵다고 바리바리 도왔을까 부끄럽고 속상한데, 이 실망감 이 배신감 떳떳한지 알 수 없어 자괴감에 멘탈만 미세먼지 가루처럼 속절없이 흩날리는구나.


두어라 이젠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신은 어디서 잭팟을 터뜨리려고 꽁꽁 숨어 구경만 하는지, 말아라 다트 판처럼 핑핑 도는 운명 앞에 다트의 뾰족한 침에 찔린들 속수무책 어이할꼬.

 

~ 주여,

오늘도 K교수가 신성한 돈의 신 앞에 나폴나폴 충직한 한국 사회에 적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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