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와 웹툰

강자 동일시_강수돌

아난존 2021. 6. 19. 08:30

 

이 책은 제목에서 아, 강자와 동일시 하지 말란 얘기구나! 너무 정직하게 저자의 외침을 들을 수 있다. 소제목도 그렇다.

 

Part 1 경쟁은, 우리를 어떻게 망치고 있는가
1. 경쟁은, 우리를 어떻게 망치고 있는가?
2. 무엇에, 우리는 중독되어 있는가?
3. 나부터, '돈중독' '일중독' 벗어나기

Part 2 '중독'에서 깨어나 생명의 길로
1. 무엇이, 우리의 삶을 왜곡하는가?
2. ‘중독’에서 깨어나 생명의 길로
3. 생태민주주의를 향하여

그렇다! 제목만 봐도 옳은 소리, 좋은 소리란 걸 알겠다. 이게 가능하면 오죽 좋을까. 그래도 이상이란 가져봐야 맛이니까 넘어가고, 그래서 저자는 '국민총생산'에서 '국민총행복'으로 생각을 전환하자 제안한다. 역시, 이상이란 그려놔봐야 그게 또 지향점이 되니까 따지지 말고 넘어가자. 저자 말대로 "삶의 '탈상품화' 전략"은 옳은 방향, 좋은 방향이니까.

 

문제는 이런 계몽주의가 21세기 오늘날에도 통할까 하는 거다. 더구나 경쟁의 혜택, 그것도 불공정한 경쟁의 혜택을 받은 세대가 하는 소리라는 거 저자는 알까? 물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개인의 능력이었든 집안의 조건이었든 태어나면서 받은 혜택부터 경제 성장기에 얻은 혜택까지 그걸 누린 세대가 그 차익을 사회에 환원하면 된다. 땅값 집값 임대료로 얻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고, 과도한 경쟁에서 나의 자식부터 내려오게 하는 것, 이것이 되면 생태민주주의는 판타지가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다수가 되면 우린 그냥 유토피아를 눈앞에서 이루게 되는 것이다.

 

다만 그게 가능할까 하는 문제가 있을 뿐, 지금의 이 근대사회가 한 번은 제대로 망가져봐야 그 다음 새로운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생성-성장-소멸의 수레바퀴가 21세기라고 다를까? 설국열차를 멈추는 방법이 열차 폭파밖에 없었던 것처럼 인류는 스스로 자성해서 궤도를 수정하는 일이 좀처럼 없다. 적어도 지금까진 그랬다. 그럼 경험론을 벗어나서, 진화된 인류의 미래는 좀 다를 것이라 믿어봐도 되는 건가? 글쎄, 이건 선택의 문제라기보단 필연의 문제가 됐을 때에야 비로소 가능해질 텐데, 그런데 그땐 이미 늦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