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인간

신천지 이만희 씨의 박근혜 시계는 가짜?

아난존 2020. 3. 3. 05:45




신천지는 모략 전도로 성장하고 부흥했다. 모략이 나쁜 줄 알아도 버리기 어려운 이유다. 사람의 약점을 파고들어 천천히 대상자를 길들이는 전도 방법, 그걸 어떻게 이해받을 수 있으랴, 더구나 감염률 엄청 높고 정체도 불분명한 코로나 19를 확산시키는 데 그 모략 전도가 원인이 됐다고 하니, 가뜩이나 기존 종교계의 타도 대상인 신천지는 심판받아 마땅한 존재가 됐다.

 

그런데 왜, 이만희 씨는 기독교 관련 기성 종교가 가장 치를 떠는 이단 신천지의 교주면서, 어쩜 그렇게나 카리스마라곤 1g도 없이, 어쩜 그렇게도 무방비하게 사회적 압박에 못 이겨 저지른 기자회견이란 걸 전혀 감추지 못한 채 90(31년생) 촌부의 날것 그대로, 그러니까 공포에 직면해 불안하게 움직이는 눈동자와 긴장으로 떨리는 목소리와 질문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당황스러울 만큼 질서를 잃은 인지력이건 또 뭐지?

 

대한민국을 코로나 19로 발칵 뒤집어놓고, 그전에는 모략 전도로 기성 기독교계를 전부 적으로 돌려놓고, 대체 어쩌자고 그렇게 속수무책 허술하고 황당무계 허접한 기자회견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신천지의 몰락은 자업자득이라 치자, 아무리 종교사업가라 해도 업계마다 상도덕이란 게 있는 거니까, 그런데 정말 아득한 건 그런 신천지의 밥이었던 기성 교단은 대체 뭐냐는 것이다, 처참하다.

 

코로나와 독감을 구분하지 못하고 음성반응이 뭔지도 모르는 그 아흔의 노인네는 귀도 잘 안 들리는지 눈앞의 기자들 질문을 직접 받지 못해 남에게 의지하고, 그마저도 대답을 잘하지 못해 급기야는 실무진들에 의해 기자회견을 서둘러 종료 당했다. 성경대로 이루어져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있는 곳이라고 찰떡같이 믿고 있는 신도들은 어쩌라고, 적어도 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연착륙할 기회는 줘야 하는데, 이건 뭐 해석의 여지도 주지 않고 순식간에 한없이 허망하게 추락해 버렸다.

 

그리고 포털은 이만희 씨가 차고 있던 박근혜 서명 시계가 진짜냐 가짜냐로 엉겨서 싸우느라 겹겹이 도배됐다. 이건 또 뭘까, 총선을 앞두고, 사상 초유의 양자역학 같은 선거법,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며 아인슈타인이 부정했다는 현대물리학 같은 선거법 덕분에 2020년 대한민국 총선은 불확정성의 세계로 넘어가 버렸다. 그래서 이제 남은 건 투명하게 욕망을 드러내는 일뿐.

 

이만희 씨의 그 시계는 저의가 무엇이냐로 시작해서 온종일 정치적 함의로 사람들을 부글부글 들끓게 했지만, 그 시계의 날짜가 31이었단 거, 올해 2월은 4년마다 오는 29일이 있었기에, 그래서 32일에 그의 시계 날짜는 31이었단 거, 그렇게 대한민국을 스릴러 공포 장르로 만들어놓고, 그렇게 신천지는 신도들과 어깨 걸고 종말을 향해 미끄러져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