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K교수는 한국 사회가 이상하다.
예수는 믿지도 않는 것들이 크리스마스는 오질나게 챙긴다. 지지리 고생만 하다 동족에게 시기당해 죽은 예수를, 철철이 복 주고 선물 주는 산타로 생각하는지, 뭘 그리 챙기고 주고받으며 요란을 떠느냔 말이다. 허나 나도 오늘만큼은 요란을 호사스레 떨어보고 싶구나, 그래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좁아터진 주차장에 종횡무진 고생대박 마법진을 펼치시는 주차장 아저씨, 이 넘이 찍자붙고 저 넘이 시비털고 하루종일 염화미소 성불할 날 멀지 않은 사무실 아가씨, 예수 하나 믿는 죄로 갖은 구박 그러려니 꼬박꼬박 출석하는 우리 소수정예 성가대원들에게 줄 선물을 바리바리 챙겨서 어울너울 나눠주고 하하호호 즐겼다. 어차피 외로운 한세상 예수 핑계대고 이때나 놀아보자.
당연히 사제 줄 선물은 챙기지 않았다.
주고 싶은 사람한테 주는 게 선물이지, 너한테 줄 선물은 포장지 리본도 아깝다 거지같은 새꺄, 어쩌다 이리 얽혀 웬수가 따로 없네, 알고 보면 너란 놈도 아련한 역사와 애잔한 과거가 있겠지, 이렇게 자신을 타일러도 보건만, 얼굴 보면 자동 연상되는 육두문자 앞에 나도 내 맘 처연히 다스릴 길 없구나, 할 수 없지 우리 사이,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자신에게 정직할 밖에, 맘에 없는 짓 하는 게 진정 죄가 아니겠냐, 예수도 한 성깔 하는 사내였으니 위선은 접어두고 성실하게, 우리 서로 미워하자꾸나.
오~ 주여,
오늘도 K교수가 찬란하게 정직한 한국에 적응하게 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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