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무도 비난하지 말자
나 자신도 비난하지 말자
환영의 그림자가 무엇을 비난할 수 있을까
짓밟고 온 시간들을 잊어도 될까
가슴에 남겨두지 않아도 죄 되지 않을까
처음부터 그러려고 했던 건 아니다.
나를 끌고 온 건 내 탓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부인해도 용서는 안 되겠지
상처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오늘은
아무것도 반성하지 않겠다던 서정주가 생각난다
오늘만은 기필코 아무것도 반성하지 않으련다
반성이 위로가 돼 스스로 따뜻해지지 않게
그 따뜻함으로 세상에 손을 내미는 굴종으로 가지 않게
오늘만은 기필코 아무것도 반성하지 않으련다
지나간 것은 시간만이 아니다
나는 언제부터 멈춰 있었던 걸까
인간이 이렇게 귀찮은데
어느 사람과는 잘 지낼까
살아 있다는 게 언제쯤이나 기쁨이 될까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는 건 위장이다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건 위선이다
희망을 믿는다는 건 얕은 기술의 사기이다
지랄 같은 심장은 아직 멈출 생각이 없나 보다
오직 변하는 건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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