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관계

‘조국’에게 바란다.

아난존 2019. 9. 7. 22:28




아내가 기소되고 가족을 둘러싼 여러 혐의가 검찰 수사 중이지만, 고대하던 국회청문회에선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고, 데스노트로 유명한 정의당도 대통령에게 임명권을 넘겼다. , 법무부 장관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조국은 임명되어야 한다. 그가 자신의 주장만큼 대의적으로 살지 않았음이 드러났지만, 그 역시 기득권이 누리는 특혜에 익숙했음이 알려졌지만, 그도 다수의 범인처럼 타인보다 자신에게 관대했음을 들켰지만, 이 난장판이 우리 사회를 자성시키는 계기가 되려면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를 완수해야 하고, 우리는 이번에 드러난 기득권 카르텔의 횡포를 기억해야 한다.

 

사회가 얼마나 부조리한지 말하면 어린애 취급받는 풍토에서, 여태 그걸 몰랐어? 사람이 그런 동물인 거 몰랐어? 하는 반응에 몇 번 노출되면, 문제를 문제라고 말할 수 없게 된다. 눈이 한 개인 세상에서는 눈 두 개가 이상한 거고, 중이 절이 싫으면 절을 떠나라는 말도 있으니까, 그렇게 개인의 양심 따위 슬금슬금 휘발되면서 너나 나나 적당히 관행이란 부조리에 동참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어쩔 수 없다며 밥그릇을 내세워 일상의 비리에 타협하며, 자신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유리하다면 기꺼이 비겁해지는 사람들이, 조국의 딸이 받은 혜택에 분노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이곳이 지옥이구나 싶다. 가진 자들은 기득권을 천부인권이라고 생각하니 그러려니 하는데,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은 왜 기득권 카르텔에 부화뇌동하는 것인가?

 

조국에게 바란다. 당신은 철저히 검찰개혁에 임하시라, 그렇게 기득권으로서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기득권과 싸워달라, 그거면 족하다. 그럼 우리는? 우리 각자는 자신의 자리에서 눈이 두 개인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중이 머물고 싶은 절을 만드는 거,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가리고 있었던 한쪽 눈의 존재를 알아채는 거, 그것이 필요하다.

 

갑질을 당해본 을이 다시 갑질한다는 조사, 너무 당연시 말자. 시집살이해본 며느리가 시집살이시키는 시어머니 된다는 속담, 너무 익숙해지지 말자. 맞고 자란 자녀가 때리는 부모 된다는 상식, 너무 수긍하지 말자. ? 우리는 인간이니까.

 

억울했던 경험이 인간을 악마로 만든다. 그러니 원한은 풀어야 한다. 어떻게? 강자에게 저항하는 것으로, 약자에게 화풀이하며 약자를 혐오하는 것은 자기혐오의 변주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조국 사태가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외눈박이 속성을 반성하는 계기가 된다면, 우리 각자가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신하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