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관계

열린민주당이 일으킨 파장

아난존 2020. 3. 27. 07:07




시민이 직접 공천하고 비례 순번을 정하는 거, 굉장한 실험이다! 정당사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사건!! 우리가 왜 오디션 프로에 열광하는가, 전화 투표를 하는 심리엔 공정한 경쟁에 대한 기대가 있다. 태어남과 동시에 불공정한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그것이 모든 생명체의 운명이라고 체념하고 수용하지 않는다. 인간이 동물이 아니고 인간인 이유가 생기는 지점이다.

 

민주주의가 열어 놓은 평등의 세계는 국민주권을 얘기하지만, 아무도 우리가 진짜로 평등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런데 인터넷의 발달이 지상파 방송의 정보독점권을 와해시켰고, 1인 미디어의 성장은 기존언론의 기득권을 위협했다. 진입 문턱이 낮은 팟캐스트와 유튜브가 대안 언론이 된 것이다.

 

열린민주당은 이런 시대의 흐름에 힘입어 나올 수 있었다. 유튜브를 통해 창당과정과 공천 진행상황을 그날그날 공개하고, 손 의원이 홍보전문가로 쌓아 올린 내공을 여지없이 발휘, 창당한 지 3주 만에 여론조사에서 두 자리 지지율을 얻기 시작했다. 놀라운 일이다. 열린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선거가 설렌다, 투표가 기대된다는 것, 이 정도면 이미 성공 아닐까, 정치혐오가 만연한 현실에서 누가 어떻게 이만한 반전을 이룰 수 있을까.

 

정치 시사 유튜브 영역에서 소위 진보진영 내 열린당 지지 비율은 대략 70-80%쯤 되지 않을까 싶다. 구독자가 아직 2만이 되지 않는 유튜버에게 직접 전화해서 홍보하는 손혜원 위원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열린당의 유일한 현역 의원이 스태프가 하는 온갖 일을 기꺼이 하는 모습, 이것이 열린당이 가진 진짜 힘이다.

 

열린당의 실험과 도전이 우리 사회 정치권의 고인 물을 흐르게 했다면 이미 충분히 성공이다. 견고한 기득권의 벽에 균열을 일으킬 자극제로 우리의 고정관념 면면을 녹여 흐르게 했다면 열린당은 이미 넉넉히 성공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