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관계

무엇이 보수를 미치게 하는가?

아난존 2019. 1. 4. 21:07




자한당과 그 지지세력을 보수라고 정의했을 때, 그들은 왜 그렇게까지, 막무가내 아전인수로 제정신 갖고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짓들을 보수라는 깃발 아래서는 집단행동할 수 있는 것일까, 왜 그렇게까지 문통과 촛불이 싫은 걸까?

 

첫째는 민주주의에 대한 혐오이다. 세상은 태초 이래 불평등했고 앞으로도 불평등할 것이다. 그것이 불변의 진리다. 그런데 민주주의라니, 누구나 11표라니, 어떻게 빈자가 부자와 맞먹을 수 있으며, 열등한 자가 우월한 자에게 고개를 빳빳이 세울 수 있는가. 가난한 자들은 잘못 태어났든 노력을 안 했든, 그게 개인 문제이지 왜 사회문제인가? 부자의 돈과 우월한 자의 능력을 뺏어서 게으르고 열등한 자들을 돌보는 게 맞는가? 그건 무임승차를 조장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파렴치한 주장을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하고 있다, 도둑놈들이. 불우한 환경도 열등한 유전자도 각자 팔자소관인데 왜 그것을 공동체에 떠넘기려는지 그런 거지근성에 격한 불쾌감과 경멸감을 느낀다.

 

둘째는 자본주의에 대한 오해이다. 돈 앞에서는 간이고 쓸개고 언제든 빼놓을 수 있어야 하는 거, 그게 자본의 힘 아닌가? 그런데 되려 없는 것들이 자존심이니 자존감이니 하면서 떠드니 꼴같잖고 역겹다. 권력 앞에 이마가 까지도록 엎드려보지 않은 것들이 꼭 권력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분다. 그러니 돈 앞에서라도 굴복시켜야 공평한 거 아닌가. 더 적게 주고 더 많이 부리는 거, 그런 경제성이 최우선가치인 게 자본주의인데 이를 막다니, 그건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공산주의이다. 그러니 복지 운운하는 놈들이나 공산당 빨갱이나 뭐가 다른가, 결국 부자들의 돈을 뺏어서 지들이 마음대로 쓰겠다는 건데, 그게 불한당이고 깡패 양아치지, 그러니 진보 어쩌고 하는 놈들은 자신의 욕심을 감추고 대중을 선동하는 음흉한 놈들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우리 보수는?

무엇이 그리 억울해서 갑질에 갑질을 더해도 성에 차지 않게 된 걸까, 돈이든 지위든 있는 집안에 타고난 것에 대한 감사도, 재능이든 머리든 노력이든 유리하게 타고난 것에 대한 감사도 하지 못하게 된 걸까, ? 그만큼 압박과 질시를 많이 받았기에, 그만큼 더 큰 권력 앞에서 한없이 비굴해야 생존할 수 있었기에, 그만큼 주어진 위치에서 밀려날까 봐 잠 못 자고 노심초사 살았기에. 그런데 탱자탱자 놀면서 살아온 게으른 것들이 나와 맞먹으려 한다? 죽기 살기로 아등바등 노력해서 성공했는데, 저 나태한 것들이 나와 같은 대우를 받으려고 한다? 차마 그 꼴은 눈 뜨고 볼 수 없다. 자본주의는 돈이 신분인데, 돈을 세습하지 말라고? 무섭고 징그러운 것들, 자본주의를 모르는 것들.

 

보수는 자본주의를 새로운 신분제로 이해한다. 이런 질서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보수 지지세력이다. 보수가 민주주의를 기존 질서 파괴의 원흉으로 취급하는 이유, 그것은 민주주의가 자본주의를 부정하고 자본주의 질서를 붕괴시킨다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