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관계

모르는 게 약일까, 무지는 죄일까?

아난존 2018. 8. 7. 17:26





정신연령이 특정 시기에 멈춰버린 사람들이 있다.

아니, 많다, 아니 아니, 나이에 맞게 익어가는 사람들이 훨씬 훨씬 더 적다.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세상은 지나치게 넓고 인간은 지나치게 변덕스럽다.

인간사도 동물의 왕국이지 하고 보면, 초동물적인 인간들이 여기저기 잠복해 있고,

사람답게 살아야지 하고 살라치면, 짐승보다 못한 인간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그래서 사고를 멈추고 자신을 방어한다.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인간 세상의 우여곡절 속에 해석을 포기해 버린다.

그게 속 편하다. 내 탓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래도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래서 문제가 더 커지는 것, 이게 아이러니다.

남 탓, 세상 탓, 날마다 오지게 하는데도 속이 편치 않다.

 

나도 누군가에겐 남이며 세상의 일부인 것을 모르니,

그냥 나만 억울하고 서럽고, 세상이 원망스럽다.

이게 다 내가 약자라서 생긴 일 같다.

 

그러니 내가 문제가 아니다, 약자가 문제다.

그래서 만만한 더 약자를 만나면 혐오감이 치밀어오른다.

저 약함이 모든 문제의 근원 아닌가,

 

어서 짓밟아서 없애 버리자.

뿌리째 뽑아서 멸종시키자.

 

그러니 모르는 건 약이 아니다.

몰라서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건 명백한 죄이다.

그러니 죽기 전까지 공부할 밖에

 

정신연령이 멈출까 봐,

약함에 대한 혐오가 우월감으로 포장될까 봐,

모름이 두려움이 돼서 내 안의 사악함을 끄집어낼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