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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의 부동산이 동쪽으로 간 까닭은?

아난존 2023. 2. 25. 13:20

 

연일 폭락 중인 아파트값, 그걸 막으려는 정부의 규제 완화와 대출 장려, 금리 인상 억제, 그리고 대기 중인 입주 물량 폭탄과 자꾸만 떨어지는 전셋값, 그래서 영끌족과 다주택자와 끝물 투기꾼을 기다리는 건 아수라판 지옥, 그래서 그 사람들 구하자고 새로운 영끌족과 막장 투기꾼을 모집하는 정부정책과 이에 올라탄 기사들. 대체 왜들 이러는 걸까?

 

벼락거지 소리에 상처받은 사람들은 지금이 매수 호재인가 또는 마지막 매수 기회인가 싶어 불안한 마음에 흔들리고, 그런 흔들림을 안타까워하는 폭락 예언자 유튜버들은 일제히 목놓아 매수자는 급할 일 없다고 외쳐대는데, 건설사 망할까 염려하는 정부와 언론의 부추김에 심히 부동산이 어디로 가야 할지 중구난방 오리무중이다.

 

경제가 아무리 심리라고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너무 심리 공략적이다. 불안감을 한껏 조성하고, 그 불안감을 이용해 이득을 보려는 전략을 이렇게까지 대놓고 써도 되는 걸까 싶다. 세상은 본디 도박장이니 너도나도 한껏 도박사가 돼보자 이런 건가? 어차피 세계 최저 출산율 찍은 나라에서 미래는 뭔 개뿔, 이미 태어난 사람들끼리 한세상 흐드러지게 놀다 가보자 뭐 이런 건가?

 

비정상적인 폭등이 있었으면 그만큼 폭락함으로써 정상화되는 과정이 당연히 필연인데 어쩌자고 연착륙을 얘기하는지 그 속이 너무 투명해서 화도 안 난다. 말이 좋아 연착륙이지 그게 가늘고 길게 온 국민이 다 같이 고통스럽자는 얘기인 거 잘 알 것이다. 대체 왜 노름판 투기꾼의 판돈 잃은 고통을 노름판 밖의 국민까지 함께 나눠져야 하는 것인지, 부동산은 우리 삶의 일부일 뿐인데 여기다 한민족 정체성과 대한민국의 국운을 몰빵하잔다.

 

위기가 빨리 와야 극복도 빨리할 수 있다는 우리 민족 특유의 근성 발휘인가. 원래 보수는 정부가 시장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 아래 모인 사람들 아닌가. 그게 유독 부동산 앞에만 서면 달라지는 이 신박함. 한국의 부자들이 얼마나 땅에 집에 건물에 기대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현상이다. 이런 현실에 화나고 불안해진 막판 영끌족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겠지만.

 

경제가 진짜 심리라면, 그래서 지금 심리전 중이라면 이제 더 이상 영끌족은 주거지를 도박판으로 만드는 투기장에서 빠지자. 남는 집들 상가들은 투기꾼 다주택자들이 고금리 대출받아 맘껏 쟁여놓도록 양보하자. 그래야 그동안 투기해서 벌어둔 돈을 사회에 양껏 환원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들이 애국하도록 비정상의 정상화에 자발적으로 기여하도록 제발 영끌족은 투기꾼 다주택자들에게 양보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