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인간

종교 웹툰, 인간의 온도/ 압락사스/ 하르모니아

아난존 2020. 10. 7. 16:35

네이버 웹툰에는 종교를 소재로 한 작품이 꽤 많다. 영화로 대박친 신과 함께처럼 민속신앙을 다룬 것에서부터 종교적 모티프를 이용한 레사 시리즈까지 범위도 넓고 주제도 다양하다.

현재 연재 중인 종교 관련 웹툰으로 눈에 띄는 것은 인간의 온도이다. 인간의 온도는 주연급 캐릭터의 엄마가 사이비 종교에 빠져 남편과 아들을 두고 집을 나감으로써 아들에게 사이비 종교에 대한 증오심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이 웹툰의 종교성은 서사의 주축이 인간이 되려는 신과 신이 되려는 인간의 대립에 있다. 제목이 인간의 온도인 만큼 결론은 인간적인 엔딩으로 예측되지만, 전 세계 인터넷망을 장악한 실체가 울트라 슈퍼 AI일지 인간 너머의 초월적 존재일지가 관건이다.

그 다음 ‘압락사스는 사이코패스를 중심으로 한 스릴러다. 이런 스릴러물에서 다루는 종교는 당연히 가장 사이비스러워야 하므로 이 웹툰의 배경인 성모순리교는 작정하고 기괴하다. 이 교단은 바이러스를 일부러 퍼뜨려 종말론을 확산시킨다. 그 과정에서 살인과 폭력이 작가의 서사적 계획대로 질펀하게 난무한다. , 이 웹툰은 스릴러 잔혹극을 위해 사이비 종교를 재료로 선택한 것이다. 종교적 성찰보다는 인간 혐오가 기본 찬거리라고 하겠다.

완결 웹툰 중에는 하르모니아가 종교적 모티프의 작품이다. 영생이나 영원한 젊음을 탐하다 인류 전체가 부작용에 종말적 폐허가 되는 서사가 종교적이고, 사이비 교주의 탐욕과 교활함이 먹히는 나약하고 무지한 신도들의 행태가 현실 종교 그대로다. 결론이 결자해지와 인과응보라 다소 밋밋하긴 하지만 결론까지 가는 동안 보이는 온갖 군상들 모습은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