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히트의 소외효과 VS 유튜브의 중간 광고
브레히트는 혹시나 관객이 연극에 빠져 진짜 현실의 문제를 잊을까 봐 일명 ‘소외효과’라고 하는 ‘낯설게 하기’ 기법을 연출에 사용했다. 지금 당신들이 보고 있는 것은 연극이에요, 그러니 주인공에 몰입하고 그러지 마세요, 브레히트는 관객이 허상에 빠져 현실을 잊을까 염려했던 것인데,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주인공에게 감정이 이입되는 거 보면, 그래서 주인공이 죽으면 드라마 작가도 빗발치는 항의에 질려 죽는다, 그런 거 보면 괜한 우려는 아니다, 왜냐하면 브레히트는 연극을 통해 사회문제를 공유하고 싶어 했으니까.
그런데 요즘 대부분의 매체가,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지상파는 제외하고, 프로그램 도중 광고가 툭툭 튀어나와 저절로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다. 가장 대중적이라는 유튜브의 경우, 예고도 없이 광고가 출몰해서 전체 진행을 토막토막 잘라놓는다. 그래서 시청자는 이것이 가상의 현실이란 사실을 꼬박꼬박 알아듣고, 화면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애당초 그 진실성을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모든 건 연출이다, 다큐멘터리조차 시나리오가 있는 세계란 걸 충분히 수긍한다. 편집의 힘을 알기에 실제상황도 조작된 현실이란 걸 익히 안다.
브레히트가 활동하던 때에서 아직 채 100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브레히트의 ‘소외효과’는 특별한 의도를 가진 연출이 아닌, 당연히 그렇고 그런 방송의 기본이 되었다. 다만 아이러니한 것은 지금의 21세기 인류는 환상과 현실을 애써 구분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돌을 좋아함으로써 현실을 위로받고, 그 아이돌은 나를 전혀 모르지만, 그리고 나의 현실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지만, 그런 판타지에서 실제 현실을 견딜 힘을 얻기 때문이다.
대중 매체의 기술은 그렇게 통신의 발달과 함께, 인류가 한 세기도 지나지 않아,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세계로 진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