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즘 VS 페미니즘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인가?

그러니까 여성주의는 인간주의인가, 하는 의심이…

 

여성주의는 남성 기득권에 대한 저항에서 출발했다.

여성도 남성이랑 똑같다! 그러니 동등한 권리를 다오, 여성의 삶에 선택권을 다오, 교육받은 여성들이 교육할 자리를 다오, 전문직 여성들이 승진할 기회를 다오 등.

 

그렇게 여성주의는 기득권 남성들이 이끄는 지배질서에 반기를 들었다.

왜 좋은 자리, 높은 위치엔 남자만 있는가, 그래서 페미니즘은 ‘남녀 동등권주의’로 번역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페미니즘 정신에 합치하는 일이다.

 

한편 휴머니즘은 중세 신본주의의 끝에서 인본주의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발생했다.

신이 직접 권력자가 될 수는 없으니 신권에서 인권으로 권력 이양이 됐다기보다는, 종교 권력에서 세속 권력으로 권력의 주체가 이동되는 과정에서 인간 중심주의는 선택이 아닌 필연이었다. 이때 교황이든 왕이든, 종교 권력이든 세속 권력이든, 교회 사제든 지식인 집단이든 어디에도 여성은 없었다.

 

다시 말해, 휴머니즘은 중세의 남성에서 근대의 남성으로 지배 권력이 이동하면서 등장한 이념이고, 페미니즘은 남성에게 집중된 권력을 여성과 나눌 것을 주장하면서 나온 이념이다. 따라서 공통점은 권력투쟁이란 것이고, 차이점은 휴머니즘은 권력 이동, 페미니즘은 권력 배분이란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련의 과정에서 소외계층은 관련이 없다는 사실, 이 점에 주목해야 우리는 부화뇌동하지 않을 수 있다. 휴머니즘의 대상이 모든 인간은 아닌 것처럼, 제국주의는 계몽주의와 궤를 같이했다, 페미니즘 역시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